시의 세계로(89) 시: 그리움(성준현) 오늘 하늘을 볼 수 없는 겨울바람의 노래로 눈을 휘날리라. 이 섣달 저 별은 빛나니난 피안을 부르는 절벽이다. 스카폴라천 차디찬 눈빛에 달님의 얼굴은 추위를 잊은 채 환하다. 천사가 살리나스강을 넘어오듯그 끝에 나는 서서 울고 있었다.(1969) 문화 2024.06.18
시의 세계로(88) 시: 강원도 어느 산골짜기(성준현) 계절을 모르는 감각눈의 계곡에서 하나의 버팀은 시샘을 바라며아름다운 눈, 그리움에 헤맨다. 왜 말이 없느냐?벙어리가 되었느냐? 비켜서는 마음 골짜기에 손발이 아직 시리다. 태양이 비치는데 눈사람아!서글픈 연극은 하니 않은 것이 어떠냐?(1969) 문화 2024.06.17
시의 세계로(87) 시: 봄의 합창(성준현) 깊은 산 눈 녹는 소리나직이 들려온다. 어느 곁에 왔을까?숲을 돌아오는 봄의 사람. 얼었던 마음 허리끈 풀고트인 하늘 속 푸른 소나무를 본다. 지금 산은 큰 기지개로 하품하니여울을 거스리는 송사리 씩씩한 귀향 같다.(1969) 문화 2024.06.16
시의 세계로(86) 시: 긴 여름의 하루(성준현) 땀을 뻘뻘 흘리면서온종일 빨래만 하여도하루 낮은 길기도 길구나. 멀고도 가까운 들녘으로바람 속에 날아가서 초록의 속삭임을 보아도해는 중천에 떠있네. 찬 이슬이 구름에 올라두더지 훈련이 시작되어도안타깝게 해는 아직 서산에 걸려있다.(두더지 훈련: 야간 상황근무) 문화 2024.06.15
시의 세계로(85) 시: 꿈을 꾸고서(성준현) 어젯밤 당신의 고운 얼굴을 보았는데소식이 기다려진다. 바람 타고 오시려나구름 타고 오시려나 여름날 이 밤을 눈물로 지새워 깨어보니달무리는 강산에 걸려있고 먼 고향 산천만 가슴에 남아청사초롱 밝힌다.(1969) 문화 2024.06.14
시의 세계로(84) 시: 새 날에(성준현) 내가 아닌 나이기에나는 새 날이 밝기 전에 염원을 한다. 저 달이 구름을 피해 가듯 새 날은새는 날인지, 지는 날인지? 목이 비틀어진 흐느낌이 없는 대화,피카소의 그림이 바람 속에 시달린다. 자기보다 먼 심해를 향한 그리운 향수가새 날이 밝기 전에 나방이의 날개 짖은 한다. 새 날에 내 어찌할 거나새 날에 내 어이 할 거나.(1969) 문화 2024.06.13
시의 세계로(83) 시: 주말(성준현) 나의 주말은 언제부터 금요일에 시작되었을까? 언어와 생각은 뒹굴다 못해못내 찢어진 흰옷자락 모양으로나의 주말이 시작되었을까? 우체부 배낭 속에 당신의 그림자를 집 앞에 앉아있는 삽쌀개는나의 주말을 잘 예고한다. 흩어진 흑백 마음을하나하나 골라내는 큐피터 화살처럼주말이 그리움으로... 소식이 없는 나의 주말도언제부터 금요일에 시작되었을까?(1967) 문화 2024.06.12
시의 세계로(82) 시: 우리의 조국(성준현) 창조된 잉태의 밀어,별님도 잠을 자야 할 시각에찬바람이 스며드는 나의 내실인가 보다. 버림받아야 할 산하여!너를 움켜쥐고 떠나야 할 사람은누구라고 생각하느냐? 울부짖어 몸부림치며 갈구하건만낮과 밤은 순환의 나이터를부각하며 소멸되는가? 동족의 허리를 자라맨 자국은영원히 잊어버릴 수 없는한민족의 상처자국이 되었다.(1967) 문화 2024.06.11
시의 세계로(81) 시: 기다림-2(성준현)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.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. 벚꽃의 떨림과 목련의 향기는당신의 자세로... 나의 눈물 같은 연분홍 입술에계절의 잔해를 당신을 만드렵니까?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.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. (1967) 문화 2024.06.10
시의 세계로(80) 기다림-1(성준현)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.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. 시간은 지나갑니다.시간은 자꾸 지나갑니다. 셈본을 하는 것처럼마음의 고통은 잔물결이었습니다.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.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. 문화 2024.06.09