문화

시의 세게로(75)

star-star 2024. 6. 4. 04:34

시: 여신(성준현)

 

불이 불이 켜졌다.

머물 거려 볼까?

 

나는 혼자 여기에

바람이 몰고 온 심연의 소리,

그 빛과 문을 통하여...

 

모두 조용해진 영미다리 난간에

오간수는 아직도 흐르고 텅 빈 전차는 지나가고 있다.

 

손을 내밀어 얼굴을 일깨워 주는 바람은

네가 나에게 부르는 노랫소리다.

 

불이 껴져도 이곳은 시간이 지나가지 않는다.

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머물 거려 볼까?

(1966년 7월에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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